영화 '트로이' 리뷰 (헬렌, 브래드피트, 전쟁서사)
영화 ‘곡성’은 2016년 개봉 당시에도 큰 화제를 모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2025년의 시점에서 다시 보았을 때 더욱 섬뜩한 장면들과 복선들이 새롭게 해석됩니다. 단순한 공포를 넘어선 종교적 상징, 인물 간의 미묘한 긴장감, 그리고 충격적인 결말까지, 곡성은 여전히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걸작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금 다시 보면 더욱 소름 돋는 장면들과 그 안에 숨겨진 의미들을 깊이 있게 분석해보겠습니다.
곡성에서 가장 큰 미스터리는 단연 ‘외지인’입니다. 일본에서 온 것으로 알려진 이 인물은 시골 마을에서 일어나는 연쇄적인 사건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그는 단순히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상징적인 존재로도 해석됩니다. 2025년의 관점에서 보면 외지인은 이방인에 대한 사회적 불안, 타문화에 대한 혐오와 공포를 대변하는 인물일 수 있습니다. 그가 카메라로 시체를 촬영하거나 사슴 뿔을 닮은 헛간에서 의식을 치르는 장면은 단순한 기괴함이 아니라, 악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퍼뜨리는 의도적인 존재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장면을 다시 보면, 그의 역할이 단순한 초자연적 존재가 아닌,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악의 구체화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또한, 외지인과 일광(무당) 사이의 애매한 관계는 선과 악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곡성’이 단순한 공포영화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악이 특정 인물 하나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점이, 영화 전반에 걸쳐 섬세하게 그려진 장치라 할 수 있습니다.
많은 관객들이 곡성을 본 후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인물이 바로 ‘무명’입니다. 흰옷을 입고 갑자기 등장한 이 여성은 나홍진 감독이 의도적으로 끝까지 정체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캐릭터입니다. 그녀는 주인공 종구에게 외지인이 악마라고 경고하지만, 그녀 자신이 진정 선한 존재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무명이 등장하는 장면은 유독 몽환적이고 느린 속도로 전개됩니다.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흐리게 하며, 그녀의 말과 행동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연출입니다. 특히, 무명이 종구에게 “아직 가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장면은, 단순한 부탁처럼 보이지만, 그 선택 하나가 가족의 운명을 뒤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2025년 현재, 무명의 역할은 종교적 구원자로 볼 수도 있고, 운명의 시험자 혹은 중립적 존재로도 해석됩니다. 무명이 진실을 말했는지, 거짓을 말했는지는 감독의 의도보다도 관객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달라지는 점이 ‘곡성’의 철학적 깊이를 보여줍니다.
곡성의 마지막은 충격적이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경찰 종구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이지만, 결국 딸 효진도, 마을도 지켜내지 못합니다. 딸이 괴이한 행동을 보일 때부터 시작된 아버지의 고군분투는, 그의 혼란과 두려움, 그리고 신에 대한 의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특히 종구가 외지인을 쫓으러 갈 때, 무명의 경고를 무시하고 결정을 내리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누구를 믿고, 무엇을 따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단지 종구만의 것이 아니라 관객에게도 던져지는 본질적인 의문입니다. 결말에서 종구는 결국 선택의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악이 이긴 것처럼 보이지만, 정말 중요한 건 인간이 끝까지 진실을 알아보려는 노력,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흔들림과 두려움입니다. 2025년 현재 사회에서 느껴지는 정보 과잉, 가짜 뉴스, 신뢰의 붕괴 등과 맞물려 볼 때, ‘곡성’의 결말은 더욱 현실적이고 무서운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곡성’은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닙니다. 2025년 지금, 다시 보면 이 영화는 인간의 본성, 사회의 불안, 종교와 믿음의 갈등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장면 하나하나에 숨겨진 복선과 상징은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해석을 불러일으키며, 관객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이제는 단순히 '무서운 영화'가 아니라, 오랫동안 되새기고 곱씹을 가치가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